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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립되지만 같은 뿌리에서 나온 두 사건이 뉴스로 들려온다. 며칠 전부터 많은 이들의 걱정과 관심을 받던 기륭전자 침탈 관련 뉴스와 현대자동차 노조의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조합원 권리인정 부결안이 그것이다. 두 사건의 뿌리는 우리사회에 깊숙히 박혀있는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외면과 따돌림이지만, 전자가 사측과 공권력에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후자는 상대적으로 보다 형편이 나은 노동자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차이가 있다.
당대를 살아가는 비정규직과 그들에게 파이팅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기륭전자는 하나의 상징이다. 이 싸움을 이기지 못하면 앞으로 비정규직과 관련한 모든 사안들을 각개전투로 힘들게 치루어야 하는 반면, 이 싸움의 승리는 곧 대한민국 (예비)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을 조금이라도 인간답게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는 일종의 리트머스 종이인 것이다. 그러나 암울하게도 이 싸움이 우리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희망 섞인 술주정을 할 수가 없다. 구사대 애들이야 회사를 구해야 하니 자신들의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겠지만, 작금의 상황은 공권력 투입시기를 예상해야 할 만큼 사측의 시나리오대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새벽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러한 상황 전개는 한국사회에서 결코 낯선 일들이 아니다. 구사대와 공권력이 노동자의 주장을 폭력으로 뭉개버리던 게 그리 오래된 일들은 아니다. 매년 봄마다 대한민국 노동자는 싸웠고, 그 중 몇몇은 죽어나갔고, 경제부보다 더 한국경제를 걱정하는 경찰은 사측의 심부름을 만족스럽게 해결해 주곤했다. 몇년 전의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은 그렇게 자신들의 권리들을 찾아 먹었다. 그들의 싸움은 한국 노동자의 상징이었지만, 많은 경우 공권력에 의해 강제로 협상 테이블에 앉혀지기도 했다. 그들은 싸우고 싸웠고, 국민들은 응원하고 기도했다. 지난 날 울산에서 벌어지던 일들이 지금 서울의 변두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시간은 흘러흘러 현대자동자 노조는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조합원 권리를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한번 물어봤으면 됐지, 그걸 계속 물어보냐고 짜증내는 듯 이번에는 아에 반대가 찬성보다 많은 표로 자신들의 주장을 잘 새겨 듣도록 보여주었다. 못난 애들 돌보다가 우리 발목 잡힌다는 게 그들이 이번 결정을 내린 가장 큰 이유라고들 한다. 이미 현대자동차 노조의 노동조합으로서 역할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결정이 보여주는 것이 노조가 자신들의 자리를 모르는 것은 아닌가 싶어서 심히 걱정스럽다. 즉 그들 자신들이 회사를 경영하는 사측과 같은 배를 탔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발목만 잡히지 않으면 사측과 잘 놀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는 정규직 노동자들은 대우자동자 정규직들이 얼마나 잘려나갔는지, 하이닉스 노동자들이 얼마나 팔려나갔는지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지금 당장의 이해를 따지면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고 싶어하는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여전히 노동자라는 사실을 망각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장기적인 이해관계를 따지더라도 사측과 비정규직 노동자를 모두 적으로, 또는 테이블 맞은 편에서 대면하는 것보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이를 걷어내고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사측과 협상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낼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이번 기륭전자와 현대자동차에서 일어난 일들이 단지 나쁜 사장님과 이기적인 노조의 단독 작품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몇 년을 걸친 싸움이 끝나지 않는 것은 개인의 악의라기 보다는 신념과 이데올로기가 그 사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같이 골프치러 다니는 옆동네 김사장도 비정규직 채용하고 뒷동네 박사장도 비정규직 쓰는데 왜 나만 모든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하는지 그 사람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한다. 현대자동차 노조 조차도 비정규직의 조합원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데, 하물며 어느 미친 사장이 정규직으로만 채운 회사를 운영하겠는가. 현대자동차 노조 역시 이데올로기의 지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정규직 희생으로 비정규직 정규직화' 따위의 뉴스가 한겨레 기사로 나오는 현실에서 그들에게 비정규직은 자신들이 희생해서 보듬어야 할 아직 사회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약자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데올로기의 세례다. 정부와 언론, 사이비 학계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비정규직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사장님들을 압박하고, 노동자와 노동자를 비교해가며 나와 너,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구분하도록 강요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사장님들에게는 효율성의 다른 이름일 뿐이며 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자신의 희생으로 살려내야 하는 귀찮은 존재일 뿐이다. 고위 공무원과 호텔에서 식사를 하며 정책을 논하는 사이비 학자들은 전경련에서 주는 프로젝트에서 과욋돈을 받고, 대학원생들이 대필한 꼴통 교수들의 칼럼들은 언론사에서 전문성이라는 포장을 달고 일반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교양이 충만한 일반 대중들은 시대의 흐름을 짚어주는 언론의 이데올로기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현실로 인정할 뿐이다. 비록 마음 한켠이 불편할지라도. 영적 세례는 한번으로 족할지라도 이데올로기의 세례는 매일 우리를 덮친다. 다시 싸움이다. 네오가 자신이 믿던 짝퉁 현실을 벗어던지기 위해 삼킨 한알의 약처럼 지금 한국사회 만연한 짝퉁 현실들을 끝장내야 할 것이다. 이 싸움은 결코 기륭전자와 현대자동차 노동자만의 싸움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비정규직을 인정해야 한다는 미신을 떨쳐버리지 못하면, 그 현실이 우리의 부모와 자녀를 짚어 삼킬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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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야구팬들도 사정 모르..
by Luk at 04/04 야구팬들은 전혀 이해를 못.. by Luk at 04/04 여담이지만,'야빠'라고 했길.. by 나이쑤 at 04/04 막가자는 거지요? by 뭐 at 04/04 저도 왜 저런글 썼는지 모르.. by 다물 at 04/04 이글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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